1. 서론: 매달 계산하면서도 헷갈리는 통상임금
약국을 경영에서 매달 급여를 정산할 때 가장 머리가 아픈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통상임금’입니다.
“우리는 기본급이랑 식대만 주는데 무슨 문제 있겠어?”
이렇게 안일하게 생각하셨다가, 퇴직하는 전산원이나 근무약사가 연차수당이나 연장수당을 다시 계산해달라며 노동청에 진정을 넣는 경우가 약국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당의 이름이 식대든, 상여금이든 관계없이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면 모두 통상임금이 됩니다. 특히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기존 통상임금 설계를 반드시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2. 본론: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과 2024년의 대전환 — ‘고정성’ 폐기
과거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을 판단할 때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이라는 3대 기준을 오랫동안 적용해 왔습니다.
- 정기성: 일정한 주기에 맞춰 정기적으로 지급되는가?
- 일률성: 특정 조건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가?
- 고정성: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해 업적이나 성과 등과 무관하게 사전에 확정되어 있는가?
이 중 ‘고정성’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준다”는 재직조건이나 “월 15일 이상 근무해야 준다”는 근무일수 조건이 붙으면, 사전에 100% 확정된 금액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시키는 근거로 오랫동안 쓰여 왔습니다.
🚨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이 ‘고정성’을 완전히 삭제하다
그러나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한화생명보험·현대자동차 사건)는 전원일치 의견으로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완전히 삭제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재직조건이 있어도 예외적으로 인정해주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라, ‘고정성’ 자체를 통상임금 판단 요건 목록에서 지워버린 근본적인 판례 변경입니다.
“재직 조건이나 소정근로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그동안 ‘고정성’을 요건으로 삼을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통상임금의 본질을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인지 여부’**로 재정립했습니다. 이에 따라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이 새롭게 정리됩니다.
| 구분 | 종전 기준 (~2024.12.18.) | 새 기준 (2024.12.19.~) |
|---|---|---|
| 판단 요건 | 정기성 + 일률성 + 고정성 | 소정근로 대가성 + 정기성 + 일률성 |
| 재직조건부 상여금 | 고정성 결여 → 통상임금 제외 | 소정근로 대가성 있으면 통상임금 포함 |
| 근무일수조건부 수당 | 고정성 결여 → 통상임금 제외 | 소정근로 대가성 있으면 통상임금 포함 |
즉, “지급일에 재직해야만 준다”거나 “이번 달 15일 이상 근무해야만 준다”는 조건이 붙은 상여금·명절수당이라도, 소정근로를 제공한 대가로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성격이라면 이제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어 각종 법정수당 계산 시 합산되어야 합니다.
⚠️ 시점 유의사항 이 새로운 법리는 판결 선고일인 2024년 12월 19일 이후에 산정되는 통상임금부터 적용됩니다. 그 이전 기간에 대한 수당·퇴직금을 소급 계산할 때는 종전의 ‘고정성’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므로, 산정 기준 시점을 반드시 구분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3. 약국장님을 위한 실무 꿀팁 (인사노무 리스크 방지)
- 수당의 재점검: 식대, 자가운전보조금 등 비과세 항목을 포함, 각종 수당·상여금을 매월 고정액으로 모든 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면 이는 명백한 통상임금입니다. 이름만 ‘수당’일 뿐, 통상임금 계산 시에는 전액 가산해야 합니다.
- 재직조건부 상여금 재검토: “설·추석에 재직 중인 직원에게만 지급”하는 식의 명절 상여금을 운영 중이라면, 이제는 고정성 결여를 이유로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없습니다. 소정근로 대가성·정기성·일률성 요건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 연장수당 산정 시간당 단가의 변동: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 시간당 단가인 ‘시간급(시급)’의 기준이 되는 분자(통상임금산정액)가 함께 커지게 됩니다.
[약국 시급 산정 공식] 시간급 = 월 통상임금 산정액 ÷ 209시간
결과적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및 연차휴가수당 부담이 도미노처럼 커지게 되므로, 현재 사용 중이신 근로계약서상의 수당 구조를 전문가와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4. 역사적 흐름으로 보는 통상임금 관련 주요 대법원 판결 요약
대한민국 통상임금의 역사와 판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요약표입니다.
| 선고일자 및 사건명 | 법원명 | 핵심 판결 내용 및 의의 |
|---|---|---|
| 1996. 2. 9. 선고 | 대법원 | 정기성, 일률성만 적용하면 통상임금이 지나치게 넓어지므로 이를 제한하기 위해 ‘고정성’ 개념을 최초 도입. |
| 2011. 9. 23. 선고 (갑을오토텍) | 대전지법 천안지원 | 실제 근무성적과 무관하게 휴직자를 제외한 소속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된 수당의 통상임금성 인정. |
| 2012. 3. 29. 선고 (금아리무진) | 대법원 전원합의체 |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함. |
| 2013. 12. 18. 선고 (갑을오토텍 사무직) | 대법원 전원합의체 |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나,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소급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반해 허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명시. |
| 2013. 12. 18. 선고 (갑을오토텍 생산직) | 대법원 | 명절상여금 등 재직자 기준 수당의 고정성에 대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파기환송. |
| 2018. 12. 18. 선고 (세아베스틸) | 서울고등법원 | 정기상여금에 재직자 조건이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될 수 없다고 판단. |
| 2019. 2. 14. 선고 (시영운수) | 대법원 | 신의칙을 적용해 근로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하게 개별 판단해야 함을 강조. |
| 2019. 5. 16. 선고 (강원랜드) | 대법원 | 특정 근무일수 채우기나 재직 조건을 유효하게 보아 고정성이 부정된다고 판단 (고정성 원칙 유지). |
| 2024. 12. 19. 선고 (한화생명보험) | 대법원 전원합의체 |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완전히 삭제하고, 재직조건부 상여금도 소정근로 대가성이 있으면 통상임금으로 인정 (판례 전면 변경). |
| 2024. 12. 19. 선고 (현대자동차) | 대법원 전원합의체 | 근무일수 조건이 붙은 수당도 소정근로 대가성이 있다면 통상임금으로 인정, 새로운 3요건(소정근로 대가성·정기성·일률성) 체계 확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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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상담 사례
“저희는 정기상여금을 분기마다 지급하는데, ‘지급일에 재직 중인 직원에게만 지급한다’는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해뒀습니다. 예전에 노무사한테 이렇게 하면 통상임금에서 빠진다고 들었는데, 최근 뉴스를 보니 판례가 바뀌었다던데 이제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원주 소재 약국 대표님 상담 내용
정확히 짚어주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제는 ‘재직 조건’이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통상임금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본문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통상임금의 4대 요건 중 하나였던 ‘고정성’이 완전히 폐기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지급일 재직자에게만 지급”이라는 조건이 붙으면, 그 조건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고정성’이 없다고 보아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왔습니다. 하지만 새 판례는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면, 재직 조건이나 특정 조건이 붙어 있어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을 바꿨습니다. 이 약국의 정기상여금도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그리고 전 직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어 왔으므로 재직 조건과 무관하게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합니다.
이는 앞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해고예고수당 등 통상임금을 기초로 계산하는 모든 항목의 금액이 함께 올라간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이 판례는 소급 적용 여지도 있어, 과거 3년치 수당 차액을 청구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약국에 실제로 안내드린 내용
-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앞으로의 연장·야간·휴일수당과 연차수당을 재산정하도록 안내했습니다.
- 과거 지급분에 대한 소급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재직 조건부 수당 지급 내역을 정리해두시도록 권해드렸습니다.
-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에서 “재직 조건부 지급”이라는 문구가 더 이상 통상임금 제외의 방패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시도록 안내했습니다.
재직 조건을 걸어두면 통상임금에서 빠진다는 것은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항목이라면 조건과 무관하게 통상임금 산정 기초에 포함해 급여 체계를 다시 점검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작성자 프로필
하이랩(HyLab) 대표 권경태 (인사·재무관리 전문 컨설턴트)
전문 분야: 약국 맞춤형 임금체계 설계, 약국 인사·재무 컨설팅, 퇴직연금 컨설팅
관련 보도: 약사공론 주최 약국 임금·재무관리 실무 강의 진행 및 기사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