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는 갑작스러운 결원이나 성수기 대응을 위해 하루 이틀 짧게 일할 직원을 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루짜리인데 근로계약서까지 써야 하나?”, “계약서에 ‘중도 퇴사 시 위약금 50만 원’이라고 넣어두면 무단 퇴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두 가지 오해를 이번 글에서 정리해 드립니다.
1. 일용직도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근로계약 기간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휴가 등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단 하루를 일하더라도 이 의무에서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앞서 근로계약서 완벽 템플릿에서 다뤘던 법정 필수 기재사항 7가지는 일용직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일용직은 근무기간이 짧으니만큼 아래 두 가지를 특히 명확히 적어두는 것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 근로계약 기간: “○년 ○월 ○일 하루” 또는 “○월 ○일~○월 ○일” 등 정확한 근무 기간
- 임금 지급 방법과 시기: 일급 얼마인지, 근무 당일 지급인지 익월 정산인지
서면 근로계약서를 작성·교부하지 않으면 근로자 1인당 최대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하루짜리라 번거롭다”는 이유로 생략하는 것은 리스크가 큽니다. 카카오톡 메시지나 문자로 근무 조건을 명확히 남기고 서명을 받는 약식 방법도 실무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2. 근로계약서에 ‘위약금·손해배상 예정’ 조항을 넣어도 될까
“약속한 기간을 못 채우고 그만두면 위약금 얼마를 물어야 한다”거나 “무단결근 시 하루 급여의 몇 배를 배상해야 한다”는 식의 조항을 근로계약서에 넣어두면 근로자의 무단퇴사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는 법 위반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자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미리 정해둔 금액을 물리는 조항은, 그 금액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무효입니다. 위반 시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이 조항의 취지는 근로자가 손해배상이 두려워 부당한 근로조건에도 퇴사하지 못하고 계속 얽매이는 상황(강제 근로)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위약금 300만 원” 같은 조항을 근로계약서나 채용공고에 넣는 순간, 그 조항 자체가 무효가 될 뿐 아니라 약국장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3. 그렇다면 조기 퇴사·무단퇴사에 전혀 대응할 방법이 없을까
위약금·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금지될 뿐, 근로자의 채용 과정에서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사후적으로 실손해액을 입증해 배상을 청구하는 것 자체는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이를 입증하고 실제 청구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절차와 비용 부담도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현실적인 대응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채용 단계에서 근무 가능 기간과 조건을 명확히 확인하고, 서면 근로계약서에 기재합니다.
- 무단퇴사 시 발생하는 인수인계 공백에 대비해 백업 인력·구인 채널을 미리 확보해 둡니다.
- “위약금을 물린다”는 방식 대신, 정상 근무를 유도하는 인센티브(만근수당, 근속에 따른 조건 개선 등)를 설계하는 것이 법적으로도 안전하고 실효성도 더 높습니다.
4. 약국장을 위한 실전 체크리스트
- 단 하루짜리 근무라도 근로계약서 작성·교부 의무는 예외 없음
- 근로계약서에 “위약금 ○○원”, “손해배상액 ○○원”과 같은 조항은 절대 넣지 말 것 (넣는 즉시 그 조항은 무효, 사업주는 처벌 대상)
- 조기 퇴사 리스크는 위약금이 아니라 채용·인력 운영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현장 상담 사례
“파트타임 직원을 뽑으면서 계약서에 ‘3개월 이내 퇴사 시 위약금 100만 원’이라고 넣었는데, 실제로 한 달 만에 그만둔다고 해서 위약금을 청구하려고 합니다. 문제없겠죠?” — 인천 소재 약국 대표님 상담 내용
안타깝지만 그 조항 자체가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으로 무효입니다. 계약서에 서명이 되어 있더라도 위약금 100만 원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이런 조항을 계약서에 넣은 것만으로도 약국장님이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이런 조항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삭제하시고, 향후 채용 시에는 위약금 조항 대신 채용공고와 면접 단계에서 근무 가능 기간을 꼼꼼히 확인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시길 권해드립니다.
👨💼 작성자 프로필
하이랩(HyLab) 대표 권경태 (인사·재무관리 전문 컨설턴트)
전문 분야: 약국 맞춤형 임금체계 설계, 약국 인사·재무 컨설팅, 퇴직연금 컨설팅
관련 보도: 약사공론 주최 약국 임금·재무관리 실무 강의 진행 및 기사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