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사람을 뽑을 때 “하루 이틀 같이 일해 보고 결정하자”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근무약사라면 실제 처방을 받아 조제와 복약지도를 해 보고, 전산원이라면 청구 프로그램 입력과 수납을 직접 해 보는 식입니다. 이름은 실무전형, 실습, 체험 근무, 테스트 근무 등 다양합니다.
이때 약국장은 “아직 채용 전인데 임금이나 근로계약서까지 챙겨야 하나”가 궁금하고, 지원자는 “며칠 일한 대가를 받을 수 있나”, “일해 보고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가 궁금합니다. 고용노동부는 2023년 행정해석에서 이 질문에 대한 기준을 내놓았습니다. 실무전형이 실제로 일을 시켜 보며 적격성을 판단하는 ‘시용’이라면, 그 기간에도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1. 행정해석 요지 — 근로기준정책과-1126 (2023.4.6.)
질의: 채용 절차 중 실무전형을 진행하면서 지원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 그 기간에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가?
회시: 실무전형이 단순한 채용 절차가 아니라, 시험이나 면접으로는 알 수 없는 업무 능력·자질·인품·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판단하기 위해 실제로 일을 시켜 보는 이른바 ‘시용’에 해당한다면, 그 기간은 근로자의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22.2.17. 선고 2021다218083 판결 등 참조).
즉 판단의 기준은 “실무전형”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그 기간에 실제로 무엇을 했는가입니다. 같은 실무전형이라도 내용에 따라 채용 절차일 수도, 근로일 수도 있습니다.
2. 채용 절차인가, 시용인가 —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고(제2조제1항제1호), 판례는 계약의 형식보다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실제로 일했는지라는 실질로 판단합니다. 실무전형에 이 기준을 대입하면 다음과 같이 나눠 볼 수 있습니다.
| 구분 | 채용 절차에 가까운 경우 | 시용(근로)에 가까운 경우 |
|---|---|---|
| 하는 일 | 면접 중 짧은 시연, 필기·실기 시험, 업무 설명 듣기 | 실제 손님·처방을 상대로 조제, 복약지도, 청구 입력, 수납 등 업무 수행 |
| 시간 | 몇십 분 ~ 한두 시간, 시험 형식 | 하루 이상,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춰 근무 |
| 지휘·감독 | 평가자가 과제를 내고 결과만 확인 | 약국장·선임자가 업무를 지시하고 근무 방식을 관리 |
| 결과의 귀속 | 시험 결과물로만 쓰임 | 지원자의 업무가 약국 매출·운영에 그대로 반영됨 |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구분이며, 실제로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다만 실제 처방과 손님을 상대로 하루 이상 일했다면 시용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시용에 해당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시용 기간도 근로자로서 일한 기간이므로, 정식 채용 후와 같은 기본 의무가 적용됩니다.
- 임금 지급: 일한 시간에 대해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최저임금 이상이어야 합니다. “채용 전 테스트라서 무급”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 근로계약서: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등을 적은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해 교부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약국에도 적용됩니다.
- 4대보험: 하루만 일해도 근로자이므로 산재보험이 적용되고, 고용보험 등은 근무 기간·시간에 따라 가입·신고 대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 계속근로기간: 시용 기간이 끝나고 공백 없이 정식 채용으로 이어졌다면, 시용 기간도 퇴직금 계산의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됩니다(대법원 2022.2.17. 선고 2021다218083 판결). 연차휴가 등 근속기간을 따지는 다른 제도에서도 함께 확인할 부분입니다.
4. 일해 보고 채용하지 않는다면 — 본채용 거부의 기준
시용은 “일해 보고 적격성을 판단한다”는 전제의 근로관계이므로, 정식 근로자를 해고할 때보다는 넓게 거부 사유가 인정됩니다. 그러나 아무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판례는 시용 기간 중 또는 만료 후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6.2.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 항목 |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약국 |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약국 |
|---|---|---|
| 본채용 거부의 정당한 이유(제23조제1항) | 필요 — 없으면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 | 제23조제1항 적용 제외 |
| 거부 사유의 서면 통지(제27조) | 필요 — 구체적·실질적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알려야 함(대법원 2015.11.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 제27조 적용 제외 |
| 해고예고(제26조) | 계속근로 3개월 미만이면 예고 의무 없음 | 동일 — 계속근로 3개월 미만이면 예고 의무 없음 |
하루 이틀의 실무전형 뒤 채용하지 않는 경우라면 계속근로 3개월 미만이므로 해고예고수당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1호). 다만 5인 이상 약국이라면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알리는 절차는 지켜야 하고, 이미 일한 기간의 임금은 규모와 관계없이 지급해야 합니다.
5. 수습·시용 기간 임금을 최저임금보다 적게 줄 수 있을까
「최저임금법」은 수습 중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90%까지 감액을 허용하지만, 요건이 엄격합니다(제5조제2항, 시행령 제3조).
- 1년 이상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했을 것
-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일 것
-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단순노무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아닐 것
채용 여부를 정하기 위한 며칠간의 실무전형은 보통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맺기 전 단계이므로, 감액 없이 최저임금 100% 이상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식 채용 후 수습기간을 둘 때도 위 세 요건을 모두 갖췄는지 근로계약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6. 약국 상황별 판단 예시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 상황 | 판단 방향 |
|---|---|
| 근무약사 지원자가 이틀 동안 오전 9시~오후 6시 조제실에서 실제 처방을 조제하고 복약지도를 함 | 시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큼 → 이틀분 임금 지급, 근로계약서 작성 필요 |
| 전산원 지원자가 면접 중 30분 동안 청구 프로그램 입력을 시연함 | 채용 절차(실기 시험)에 가까움 → 통상 근로로 보기 어려움 |
| 파트 근무약사 지원자가 토요일 하루 실제 근무 후 채용 여부를 정하기로 함 | 시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큼 → 하루분 임금 지급, 채용하지 않을 경우 5인 이상 약국은 사유를 서면 통지 |
7. 실무전형 전 체크리스트
- 실무전형이 시험·시연인지, 실제 근무인지 미리 정했는가
- 실제 근무라면 기간·근무시간·임금(최저임금 이상)을 근로계약서에 적고 교부했는가
- 본채용 여부를 판단할 평가 기준을 지원자에게 미리 안내했는가
- 채용하지 않을 경우 통지 방법(5인 이상 약국은 서면)을 준비했는가
- 정식 채용으로 이어질 경우, 시용 기간을 입사일(계속근로기간 기산일)에 반영했는가
출처
-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1126, 2023.4.6. (실무전형 기간 중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
- 대법원 2022.2.17. 선고 2021다218083 판결
- 대법원 2006.2.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대법원 2015.11.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7조, 제23조, 제26조, 제27조
- 「최저임금법」 제5조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 팜인사 한 줄 정리
이름이 실무전형이든 체험 근무든, 실제 업무를 시켜 보며 적격성을 판단했다면 ‘시용’이고 그 기간도 근로입니다 — 임금(최저임금 이상)과 근로계약서는 기본, 채용하지 않을 때도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합니다.
※ 이 글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과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약국 인사노무 실무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정보입니다. 행정해석은 질의 당시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개별 사안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으며 법률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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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프로필
하이랩(HyLab) 대표 권경태 (인사·재무관리 전문 컨설턴트)
전문 분야: 약국 맞춤형 임금체계 설계, 약국 인사·재무 컨설팅, 퇴직연금 컨설팅
관련 보도: 약사공론 주최 약국 임금·재무관리 실무 강의 진행 및 기사 소개
